임신 전 산전 검진 준비 (풍진 항체 검사, 엽산 복용, 부부 검사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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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가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있다. |
저희 부부가 임신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산전 검진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꼭 해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과정이더군요. 요즘은 국가에서 지원도 해주기 때문에 저는 난소 및 초음파 검사로 13만 원, 남편은 정액검사 비용으로 5만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임신 전 미리 체크해두면 나중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니까, 결혼을 앞두고 계시거나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꼭 한번 고려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풍진 항체 검사, 왜 미리 해야 할까?
임신 초기에 풍진(rubella)에 감염되면 태아에게 선천성 풍진 증후군(Congenital Rubella Syndrome)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심장 기형, 뇌성마비, 청력 장애 같은 심각한 선천 기형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임신 초기 1~16주 사이에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에, 임신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항목 중 하나입니다. 저는 사실 풍진에 대해 잘 몰랐는데, 아기를 낳은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서 바로 풍진 항체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 항체가 없어서 예방접종을 맞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풍진 예방접종은 MMR 백신(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으로 접종하는데, 이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화시켜 만든 **생백신(Live Attenuated Vaccine)**입니다. 생백신 특성상 접종 후 약화된 바이러스가 체내에 일정 기간 남아 있을 수 있어, 이 기간 중 임신이 되면 이론적으로 태아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접종 후 최소 1개월, 권장으로는 3개월간 피임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최소 3개월 전에는 풍진 항체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갑자기 임신이 된 후 항체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접종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임신 기간 내내 감염 위험을 안고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출처: 질병관리청) 가임기 여성의 약 5~10%가 풍진 항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린 시절 예방접종을 맞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항체가 소실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나는 맞았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임신 전 항체 검사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임신 준비는 생각보다 꼼꼼한 사전 점검이 필요합니다. 풍진 항체 검사는 동네 산부인과나 내과에서 간단하게 받을 수 있으니, 임신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꼭 체크해 보시길 바랍니다.
엽산 복용, 정말 임신 전부터 먹어야 할까?
엽산(folic acid)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신경관 결손이란 척추나 뇌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선천성 기형을 말하는데, 임신 초기 4주 이내에 신경관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엽산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합니다.
저는 임신 계획을 세우면서 엽산을 미리 챙겨 먹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식생활이나 운동까지 완벽하게 관리하진 못했어요. 정자와 난자의 최상 컨디션을 위해 3~6개월 전부터 준비하라는 조언도 있던데, 현실적으로 그렇게까지 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대신 엽산만큼은 꾸준히 복용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산부인과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엽산을 미리 먹지 않았더라도 임신을 확인한 순간부터 잘 먹으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오히려 '그동안 엽산을 못 먹었는데 어쩌지' 하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산모와 아기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제 친구도 임신인 줄 모르고 지내다가 확인 후부터 엽산을 복용했는데, 아주 건강하고 예쁜 아이를 잘 낳았습니다.
물론 미리 준비하는 게 가장 좋지만, 너무 큰 죄책감에 사로잡히거나 잘못될까 봐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다는 게 담당 의사 선생님의 소견입니다. 임신 초기 증상이 생리 전 증후군과 너무 비슷해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임신 초기에 '아, 생리 전 증후군이 왔구나.' 하고 넘겼다가 나중에야 임신인 걸 알았습니다.
부부 검사 항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산전 검진(preconception care)은 예비 엄마뿐만 아니라 예비 아빠도 함께 받아야 합니다.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는 부부 모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검사 항목은 피검사나 간단한 검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비 엄마가 꼭 받아야 할 검사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풍진 항체 검사 - 앞서 말씀드린 대로 태아 기형 예방을 위해 필수입니다.
- 갑상샘 기능 검사 - 갑상샘호르몬(thyroid hormone)은 임신 유지와 태아의 신경계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갑상샘 기능 이상이 있으면 조산이나 기형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 혈액형 및 Rh 인자 검사 - 용혈 현상(적혈구가 파괴되는 현상)으로 인한 유산, 조산, 사산 위험을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성병 검사 - 매독, 클라미디아, 임질 등은 태아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소변 검사 - 요도염이나 방광염이 있는 상태로 임신하면 유산이나 조산 위험이 있습니다.
예비 아빠도 간염 검사, 성병 검사, 체질량 분석 검사 등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비만에 의한 호르몬 분비 변화는 생식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과체중 남성의 경우 체중이 약 10kg 증가할 때마다 불임 가능성도 10%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국가 지원을 받아 검사를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혹시 비용이 걱정되신다면 국가 지원 제도를 확인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결론 : 계획임신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계획 임신(planned pregnancy)의 가장 큰 장점은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임신 전 미리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해 요인을 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한 부부의 상당수가 약물, 방사선, 알코올, 흡연 같은 기형 유발 가능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담배와 술은 임신 3~6개월 전부터 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니코틴이 난소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술이 호르몬 분비의 균형을 깨 임신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저희 부부는 다행히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아 해당 사항이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느낀 건, 완벽하게 준비하려다 보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식생활과 운동까지 완벽하게 관리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했습니다. 풍진 항체 검사와 엽산 복용처럼 꼭 필요한 것들은 챙기되, 나머지는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는 선에서 관리했습니다.
35세 이상의 나이에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에는 임신 전 건강검진이 더욱 중요합니다. 예비 부모가 갖고 있는 당뇨병, 고혈압, 갑상샘 질환 등은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임신 전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치료한 다음에 임신을 계획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산전 검진을 미리 받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문제가 있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 없이 지낼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풍진 항체 검사와 엽산 복용처럼 꼭 필요한 것들만이라도 미리 챙겨두시면, 임신 기간 동안 훨씬 마음 편하게 지내실 수 있을 겁니다. 예비 부모 여러분,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할 수 있는 만큼 준비해 보세요. 건강하고 예쁜 아기 천사를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