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 수유 (골든타임, 젖몸살과 손유축, 정리, 사전 공부)
![]() |
| 신생아가 욕조에서 목욕을 하고 있다. |
조리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날, 제 손으로 아이를 처음 목욕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잠을 설쳤습니다. 목도 못 가누는 작은 몸을 물속에서 혼자 받쳐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두려웠거든요. 제가 신생아 공부를 하면서 가장 많이 시간을 쏟았던 부분이 수유, 수면, 그리고 목욕이었습니다. 조리원 목욕 수업 때 간호사 선생님이 능숙하게 아기를 씻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게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 싶었지만, 실제로 몇 번 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익숙해지더라고요.
신생아 목욕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목욕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손 닿는 곳에 준비해두는 것입니다. 목욕 도중 아기를 혼자 두고 자리를 비우는 것은 절대 금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목욕을 시도했을 때 로션을 깜빡하고 준비 안 해둬서 아기를 수건으로 감싼 채로 황급히 찾아 헤맨 적이 있는데, 그때 정말 아찔했습니다.
기본 준비물로는 신생아 욕조, 후드가 달린 목욕 타월, 신생아 전용 바디워시, 보습 로션이나 오일, 깨끗한 옷과 기저귀, 면봉, 체온계가 필요합니다. 신생아 욕조는 아기를 안전하게 받쳐주는 기울기나 받침대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면 혼자 목욕시킬 때 훨씬 수월합니다. 저는 받침대가 있는 욕조를 썼는데, 한 손은 항상 아기 목을 받쳐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한 손으로 씻기려면 받침대가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목욕 환경도 미리 세팅해야 합니다. 신생아는 체온조절 능력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목욕 공간의 실내 온도를 24~26도로 맞춰두는 것이 좋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특히 겨울철에는 목욕 전에 미리 난방을 켜두거나 따뜻한 방 안에서 목욕을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목욕물 온도는 37~38도가 적당한데, 손목 안쪽이나 팔꿈치 안쪽에 물을 대봤을 때 따뜻하게 느껴지는 정도면 맞습니다. 온도계를 쓰면 더 정확하게 맞출 수 있지만, 솔직히 몇 번 해보면 손으로도 감이 옵니다.
목욕 시간도 신경 써야 합니다. 수유 직후나 수유 직전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험상 수유 직후에는 아기가 토할 위험이 있고, 수유 직전에는 배가 고파서 목욕 내내 울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수유 후 최소 30분에서 1시간이 지난 후, 아기가 배고프지 않고 각성 상태가 적당할 때를 골라야 합니다. 목욕 시간은 5~10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신생아는 피부 보호막이 얇고 체온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물속에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됩니다.
목욕 순서를 미리 익혀두면 실전에서 훨씬 여유 있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신생아 목욕은 청결한 부위에서 더러운 부위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처음에는 순서를 외우는 것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익혀집니다.
가장 먼저 얼굴부터 시작합니다. 젖은 거즈나 부드러운 면 타월을 이용해 눈, 코, 입 주변을 닦아줍니다. 눈은 눈꼬리 안쪽에서 바깥쪽 방향으로 닦아주고, 양쪽 눈은 각각 다른 면을 사용해서 교차 감염을 방지합니다. 귀는 귀 외부만 부드럽게 닦아주고, 면봉으로 귀 안쪽을 깊게 후비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중이염의 원인이 될 수 있거든요.
다음은 머리를 감깁니다. 아기를 아직 욕조에 넣기 전, 몸은 수건으로 감싼 상태에서 머리만 먼저 감기는 방법을 풋볼 홀드(football hold)라고 합니다. 여기서 풋볼 홀드란 미식 축구공을 겨드랑이에 끼듯 아기 몸을 팔 아래에 끼고 손바닥으로 머리를 받치는 자세를 말합니다. 저는 처음에 이 자세가 낯설어서 인형으로 몇 번 연습했는데, 실전에서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다른 손으로는 소량의 신생아용 샴푸를 이용해 두피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감깁니다. 헹굴 때는 물이 눈이나 귀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엄지와 중지로 귀를 막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몸을 욕조에 넣어 씻깁니다. 한 손으로 아기의 머리와 목을 받치고, 다른 손으로 엉덩이를 받쳐 천천히 욕조에 넣습니다. 처음에는 발부터 천천히 넣어주면 아기가 물에 덜 놀랍니다. 욕조에 넣은 후에도 머리와 목을 받친 손은 절대 놓으면 안 됩니다. 세정제는 신생아 전용 제품을 소량 사용하고, 손이나 부드러운 목욕 타월로 몸 전체를 부드럽게 닦아줍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부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 경험상 모로 반사 때문에 아기가 갑자기 깜짝 놀라서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몸에 천을 덮어주니 훨씬 차분하게 목욕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로반사란 신생아가 갑작스러운 자극에 반응해 팔다리를 쫙 펴는 원시반사를 말하는데, 생후 3~4개월까지는 흔하게 나타납니다.
배꼽이 아직 떨어지지 않은 신생아의 경우 배꼽 관리가 목욕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배꼽이 물에 직접 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저는 처음에 이 부분이 너무 걱정돼서 배꼽이 완전히 아물 때까지는 스펀지 목욕(sponge bath)만 했습니다. 스펀지 목욕이란 아기를 물에 담그지 않고 젖은 스펀지나 타월로 몸을 닦아주는 방식을 말합니다.
목욕 후에는 배꼽 주변을 부드럽게 건조시키고, 면봉에 소독용 알코올을 묻혀 배꼽 주변을 소독해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병원에 따라 소독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퇴원 시 간호사 선생님께 안내받은 방법을 따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조리원에서는 배꼽 소독 방법을 꼭 물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도 퇴원 전날 간호사 선생님께 직접 배우고 메모까지 해뒀거든요.
배꼽 주변이 빨갛게 붓거나 분비물이 생기거나 냄새가 난다면 제대염(omphalitis)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제대염이란 배꼽 부위에 세균이 감염되어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하는데, 신생아에게는 심각한 감염으로 번질 수 있으므로 즉시 소아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제 아이는 다행히 배꼽이 깨끗하게 아물었지만, 주변에서 제대염으로 병원 다녀온 사례를 들어서 매일 배꼽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했습니다.
목욕 후 마무리도 중요합니다. 욕조에서 아기를 꺼낸 즉시 미리 펼쳐둔 목욕 타월로 전신을 감싸줍니다. 후드가 달린 타월이라면 머리까지 함께 감싸 체온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물기를 닦을 때는 문지르는 것이 아니라 꾹꾹 눌러서 흡수시키는 방식으로 닦아줍니다. 신생아 피부는 매우 얇고 예민하기 때문에 문지르면 피부 자극이 될 수 있거든요.
물기를 제거한 후에는 신생아 전용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생아 피부는 수분을 유지하는 능력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목욕 후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물기가 약간 남아있는 상태에서 보습제를 발라주면 수분을 더 잘 가둘 수 있습니다. 저는 향료와 알코올이 없는 순한 베이비 로션을 썼는데, 목욕 직후 3분 이내에 바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목욕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동선에 따라 준비해 놓고 착착 진행하는 습관이 들면 한결 수월한 목욕을 할 수 있습니다. 처음 몇 번은 아기가 울어도 괜찮고, 순서가 조금 헷갈려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기가 안전하고 따뜻하게 목욕을 마칠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손이 떨리고 긴장했지만, 지금은 목욕 시간이 아이와 눈을 맞추고 교감하는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됐습니다. 조리원에서 목욕 수업 때 충분히 공부하고, 가능하다면 실습까지 해보시길 권합니다. 목을 못 가누는 신생아의 경우 자세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인형으로라도 충분히 연습해보시면 실전에서 훨씬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